비가 온다.
무심한듯 보이는 풍경속에 조금씩 날이 흐려온다.
하늘이 무겁다 싶게 느껴지면, 그 무거움을 스스로 감당하려는 듯
조금씩 조금씩 자신을 비운다.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는 비움의 소리이다.
그 소리를 창 밖으로 듣노라면
가슴이 선연해진다. 그러면서
나를 조용히 손짓한다. 밖으로 밖으로
조심스럽게 조심스럽게 나와보라고
누군가는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비처럼 음악처럼'
'비와 당신의 이야기'
이런 선율로 비를 이야기했다.
내가 이야기해야 할
비에 관한 이야기는 무엇일까
비가 오면
커피를 마시며
음악과 함께
창밖을 내다 보며
무슨 생각이든 떠올리려 한다.
매 번 조금은 다른 생각속에 머무르지만
그 속에 담아있는 것 하나 '그 리 움'
마루에서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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