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발소에 두고 온 시

조정래, 『허수아비춤』, 문학의 문학, 2010 그리고 류승완 <부당거래>


조정래의 신작이 오랜만에 나왔다. 그의 소설이 주는 가장 큰 매력은 생생한 인물들이다. 그가 구성해낸 소설의 캐릭터는 그 어떤 작가들보다 구체적이면서 살아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번 소설의 경우 다루는 내용에 비해 길이가 짧은 편이긴 하지만 그 인물들의 파장이 여기저기에 손을 뻗치고 있다. 워낙 빠른 전개 때문인지 비교적 수월하게 읽히는 편이다. 거기에 약간의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몰입도 역시 좋은 편이다. 하지만 조정래라는 이름에 기댄다면 조금 아쉬운듯한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어쩌면 이번 주제자체가 그럴수밖에 없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류승완 감독의 영화. 그리고 황정민, 류승범, 유해진. 이름만으로도 무게감이 느껴지는 라인업이다. 사실 이 영화를 그리 보고 싶은 편은 아니었다. <할>이라는 영화를 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도저히 맞지 않았고, 그 날 볼 수 있는 영화중 차선을 택한것이었다. 배우들의 연기나 구성은 흡족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 역시 후반부로 갈수록 용두사미가 되어가는 느낌이 강했다. 그리고 마지막 나는 속으로 외치고 있었다. '제발 그 장면만은'이라고 반복적으로 외치는 순간. 그 장면이 그대로 스크린위로 지나가 버리고 말았다. 어쩔 수 없는 감독의 선택이었다고 해도 너무나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었다.

두 작품 모두 정치, 경제, 검경등의 사회 부조리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어둡고 무거운 곳. 알고 싶어하지만 끝내 그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깨끗한척 하고 도도한척 하지만 뭔가 구린내가 많이 풍기는. 누구나 경험하기 쉽지 않은. 아직은 어려운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