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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들의 사랑

어때, 한 잔 할래!


한 잔 하고픈 날이 있다.
오늘처럼 날이 잔뜩 찌푸려 하늘이 무겁게 느껴질 때.
밤에 운전하며 집으로 돌아가는데 누군가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 핸드폰의 전화번호 목록을 아무리 뒤져보아도 내 마음을 전할 누군가가 생각나지 않을 때.
비가 오는 날 창가에 기대어 서서 빗줄기를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을 때,
길에 서 있는 여자의 뒷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워 보일 때,
문득 지나치던 거리가 한 없이 그윽하게 느껴질 때,
바람이 불어 내 머리카락을 이리저리 흔들어놓고 이마를 간지럽힐 때,
책을 읽다가 가슴이 '턱'하고 내려앉을 때,
지금은 누군가의 그녀가 되었을 그 사람이 보고 싶을 때,
봄 꽃이 흐드러지게 날리는 그 곳에 내가 서 있을 때,
누군가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한 없이 다정하게 들릴 때,
그리고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문득 문득 한 잔 하고 싶다. 누군가와 함께가 아니라 '술' 너와 함께 오래도록 술잔 기울이고 싶다. 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