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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들의 사랑

통문관 책방비화 - 書蠹


- 책벌레. 좀. 뜻이 바뀌어 함부로 책을 읽을 뿐 그것을 활용할 줄 모르는 사람

 

<서두>란 옷이나 또는 고서, 고서화 등을 갉아먹고 사는 좀벌레의 일종으로 蠹魚, 衣魚, 紙魚, 銀魚, 白魚등의 화려한 별명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 서두보다 몇 배다 더 나쁜 좀벌레가 있으니 그것은 라라와 민족을 좀먹는 큰 인두라고 할까?

 책에 기생하는 벌레 <서두>

아마 헌 책방에 가면 맡을 수 있는 그 향긋한 냄새의 정체가 바로 이 서두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햇빛에 바래고 사람들의 손때에 조금씩 자신의 몸을 맡긴 책에서 나는 냄새.

책벌레들에게는 아주 소중한 흔적들이 아닐까.

책벌레를 사랑하는 책벌레들.

하지만 변해버린 책처럼 책벌레들은 뜻이 바뀌어 버린 서두가 되지 않기 위해 또다시 책벌레가 되어버리는 딜레마속에 살고 있는건 아닌지.

 

이 동어반복 아닌 반복이 우리네 삶의 결이 아닐까

그 동안 책을 많이 읽지 않으면서도 책에서 빠져 나오지 못했던 이유는 서두가 되고 싶지 않은 서두였기 때문인가 보다.

여기 책벌레가 있다. 그 책벌레를 사랑한 책벌레 

그리고 책벌레가 되고 싶지 않은 책벌레

이 중에서 과연 나는 어떤 책벌레이고 싶은가.

 

나라면 책벌레에게 사랑받는 책벌레이고 싶다.

이.즈.음.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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