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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발소에 두고 온 시

시부사와 타츠히코지음, 문대찬 옮김, 『몸 쾌락 에로티시즘』인간은 왜 성에 탐닉하는가?, 바다출판사, 1999




"그렇다면 사랑은 도대체 무엇인가. 생리학자가 말하는 사랑과 철학자가 말하는 사랑은 전혀 다르다. 또 심리학자가 생각하는 사랑의 개념과 시인이 노래하는 사랑의 이미지도 무척 다르다. 기독교의 이웃에 대한 사랑, 플라톤의 에로스설, 스피노자의 '신에 대한 지적사랑', 그리고 맹자의 사랑 개념을 비교해 보면 많은 차이를 느끼게 된다. 그런가 하면 사랑의 대상에 따라서 모성애와 형제애, 성애(이성애와 동성애까지 포함해서), 자기애, 이웃에 대한 사랑, 신의 사랑 따위로 구분하기도 한다. 그러나 사랑은 성애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한다. 성애. 곧 남녀 사이의 에로틱한 사랑이다. 위에서 말한 사랑의 개념들은 모두 성애의 유비에 의해서 이해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모든 사랑을 성애로 환원하고, 에로스의 충동을 모든 인간 행동의 근본으로 삼으려는 생각은 플라톤이 말하는 사랑의 이론과 대단히 유사한다. 뿐만 아니라 이것은 근대 프로이트의 리비도 학설과도 일맥상통한다." p214

"에로티시즘의 모체는 사랑이다. 프랑스 철학자 귀요는 "개체의 조직은 고립되는 것을 중단하고, 그 무게중심을 조금씩 이동시키고 있다."고 했다. 프로이트의 리비도 이론이 증명하듯이 처음에는 무게중심을 유지하지 못하고 오직 자기애적 단계에 머물러 있던 유아의 리비도가 이윽고 외부의 대상으로 전환하여 사춘기에 도달한다. 그와 동시에 이성을 사랑하고 싶은 욕망이 생겨난다. 무게중심이 자기로부터 타자에게로 이동하는 것이다. 두 개의 개체 사이에는 뛰어넘을 수 없는 심연이 가로놓여 있다. 바로 이러한 분리를 어떻게 해서든지 극복해 보겠다는 욕구가 남녀의 마음속에서 싹트는 것인지도 모른다. 프랑스의 생물학자 장 로스탕은 이처럼 보편적인 사랑의 현상을 '존재의 굶주림' '팽창의 원리' 또는 '존재 대 존재의 친화력'이라고 불렀다. 과학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철학적이고 시적인 표현인데, 전문 생물학자인 그도 이 이상의 적절한 표현은 생각해내지 못한 것 같다." p216

세계속에서 성이나 에로티시즘은 아름다운 상징의 오블라토(과자나 빵 따위를 싸는 녹말로 만든 반투명종이)로 둘러싸여 있다. 누구든 욕망하지만 현실속에서 거리를 두는 음험한 사실들. 그 모습에 저항하고 싸우는 자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역사속에서 현실속에서 그 오블라토를 벗겨내고자 하는 노력들은 다양하게 펼쳐져 있다. 다만 그것을 드러내지 않을 뿐. 이 책은 새롭지 않다. 새롭지 않다는 건 이미 여러 책에서 보았거나 내용에 공감하고 동의한다는 것의 다른 이름일 테다. 여러 가지 책의 내용들이 겹쳐서 보인다. 마르시아스 심의 소설들, 장정일의 『너에게 나를 보낸다』, 『구월의 이틀』, 마광수의 여러 책들

특히 장석주 『이산의 사랑』에서 읽었던 풀밭에서의 일들과, 옥산바다라는 여자 주인공과 비는 이 책을 읽는 내내, 머릿속에서 환영처럼 스쳐 지나간다. 그리고 고종석의 『사랑의 말 말들의 사랑』, 김선우의 여성성에 관한 글들과 시집들. 춘화도. 듀안 마이클의 사진, 거기에 낸 골든의 사랑에 관한 여러사진들

층위는 다르지만 그들이 말하고 표현하려는 것은 모두 하나 아니었을까. 모든 관념과 도덕적 범주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를 말하려 그렇게 몸부림쳤을 것이다. 색안경 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자들은 어디에나 있다. 그들의 시선 때문에 나를 감추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세상에 대한 도전을 하자는 건 아니다. 다만 내 머릿속에서 욕망하는 것들로부터 좀 더 자유롭다는 것 뿐이다.




덩어리들....

앰비벌런스 ambivalence: 심리학에서 말하는 '양면 가치' 또는 '반대 감정 병존'현상

오나니즘 onanism: 수음(手淫) 성서의 창세기 38장을 보면 오난이 자신의 형수와 성관계를 갖는다. 성관계 후, 그는 정액을 땅바닥에 쏟아버린다. 따라서 원래는 질외 사정을 뜻하는 말로 쓰였다.

바르톨린 선 batholin's glands: 대전정선. 질입구 양쪽에 하나씩 있는 완두콩만한 점액 분비선. 부드럽게 성행위를 할 수 있도록 윤활유 구실을 한다. 덴마크의 해부학자 카스파 바르톨린(1655~1738)이 발견했음.

나르시시즘 narcissism: 자기도취, 자기애. 자신의 외모를 보고 성적으로 흥분하는 상태

님페트 nymphet: 성적으로 매력이있는 10~14살짜리 소녀.

에로톨로지 erotology: 호색문학. 호색예술

스카프토필리아 scoptophilia: 다른 사람의 나체(특히 성기)를 보고 쾌감을 느끼는 것.

아벨라르 : 1019~1142. 프랑스의 철학자, 신학자. 여제자인 엘로이즈와 연애함. 이 일 때문에 폭한한테 급소를 잘림. 그 뒤 이단자로 수도원을 전전하면서 그녀와 주고받은 순애 및 신앙에 관한 왕복서간비 『사랑과 교도의 서간』을 썼다.

임포텐츠 impontenz: 질병이나 정신적인 장애 때문에 남자의 성기가 위축되어 성교를 할 수 없는 상태.

님포마니아 nymphomaina: 여성의 다음증, 또는 성욕 항진증

코켓트리 coquetterie: 교태를 부리는 짓. 요염한 모습 또는 성적인 매력을 느끼게 하는 행동

마조히스트 masochist: 피학대 음란증이 있는 사람. 일반적으로 고통받는 데서 쾌갘을 느낀다.

사디즘 sadism: 가학성 변태성욕. 상대방을 학대하고 고통스러운 상환에 빠뜨림으로써 성적인 쾌감을 느낌.

피도필리아 pedophilia: 성기를 가지고 장난을 치는 등 유아를 성욕의 대상으로 삼는다. 유아간 또는 소년애.

지론토필리아 gerontophilia: 노녀간 또는 노인애

아니마 anima: 남성의 무의식 속에 존재하는 여성적인 것.

쿤닐링구스 cunnilingus: 입술이나 혀로 여성의 성기를 자극하는 행위.

인펀틸리즘 infantilism: 유아증. 호르몬의 장애 때문에 어른이 된 뒤에도 정신적, 육체적으로 유아의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

코프로필리아 coprophilia: 기분증 또는 호분증

옵 아트 op art: 추상적인 미술 경향의 하나로, 기하학적인 추상을 고집함. 굴절, 반사등의 광학적 트릭과 착시 효과를 활용함. 1965년 미국의 뉴욕 근대 미술관이 이러한 경향을 주창하여 크게 주목받은 데서 출발. 대표적인 작가로른 비자렐리 등이 있으며 옵티컬(optical art)라고도 함.

프리 섹스 free sex: 성의 해방. 결혼 같은 사회적 통념이나 제도에 구속받지 않고, 서로 사랑하는 남녀의 성행위는 자유로워야 한다는 주장.

러브 인 love-in: 인간애를 부르짖으면서, 마약을 흡입하고 노래를 부르고 먹고 마시면서 성을 즐기려는 목절으로 개최하는 집회.

엑스터시 ecstasy: 탈아 또는 황홀 상태. 특히 성적인 쾌감에의 도취나, 신비주의에서는 인간과 신에 합일된 열락의 신비적 경지를 말함.

탄트라 tantra: 신비적 밀교적인 교의, 교전 인도의 사바신 신앙의 영향을 받아 성적 요소를 긍정함.

뱀프 vamp: 요부, 바람난 계집. 뱀파이어vampire에서 파생된 말

히멘 hymen: 처녀막. 그리스신화의 히멘, 결혼의 신에서 따온 말.

사포 sappho : 그리스의 여류 시인. 소녀나 청년에 대한 정열적인 애정을 읊은 서정시를 지음. 「아프로디테 송가」외 몇몇 단편들이 있음. 에로티시즘의 모험가. 사포의 이름을 따서 여성 동성애를 '사피즘(sapphism)이라고 부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