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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들의 사랑

오늘 아침 일찍 잠에서 깬 이유는


엘 클라시코(스페인어: El Clásico)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최대 라이벌인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의 더비 경기를 이르는 말이다. 이 경기를 보기 위해 어제 일찍 잠이 들었건만 6시에 일어나는 바람에 후반전 밖에 보지 못했다. 경기는 FC 바르셀로나의 5:0승리로 끝이 나버렸다. 레알 마드리드의 참패라고밖에 말할 수 없다. 두 팀간의 그간의 경기력을 본다면 이해하기 힘든 스코어다.

오랜 라이벌이자 앙숙관계. 그리고 그 안에 숨어 있는 역사적 메시지를 포함한다면 이 더비는 경기 이상의 의미를 선수에게나 팬들에게나 민족에게나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문화적 취향상 나는 이 더비에서 FC 바르셀로나를 응원하고 있다. 스페인을 간다면 꼭 바르셀로나에 가보고 싶다. 그 이유중의 하나는 FC 바르셀로나의 홈구장인 누캄프구장과 가우디의 건축물을 보고 싶다.

축구를 시작한지 어언 5년이 되었다. 운동신경이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나름 어느정도의 센스는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팀에게 민폐를 끼치는 정도는 아닌 실력정도이다. 축구는 팀이 하는 운동중에 가장 원초적인 스포츠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공하나를 가지고 상대방의 골대에 넣어야만 하는 지극히 단순하고 말초적인 경기. 그리고 어느정도의 몸싸움과 기술이 필요한 경기. 몸이 부딪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지만, 아마추어 경기에선 승부에 몸 달아 할 필요가 없어서 조절만 잘 하면 크게 문제되지 않는 편이다. 반면에 야구란 경기는 지극히 현대적인 스포츠이다. 요즈음 잭 햄플이 지은『골수팬과 예비선수를 위한 야구교과서』란 책을 읽고 있는데 이렇게나 알아야 할 것들이 많은 줄 정말 몰랐다. 얼마전 야구시합에 우연히 참석하게 되었는데, 몸이 어떤 패턴을 가지고 움직여야 할 부분이 굉장히 많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마치 기계의 어떤 유기적인 조직이 되지 않으면 안 되는 그런 것들 말이다. 반면에 축구란 경기는 90분간 공하나의 움직임에 모든 신경을 쏟아야만 할 뿐만 아니라 어느 지점에서 자신의 혼을 놓아버리게 되는 몰입도를 가지고 있다.

누군가에게 조기축구를 한다고 하면 아저씨들이나 하는 운동이라는 폄하된 생각들이 많은 듯 싶다. 배드민턴을 했을때에도 폼이 나지 않는다며 만류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이 나이에 축구를 시작한다고 하니, 애들이나 하는 운동에 나이들어 뭐하는 짓이냐며 슬핏 웃음짓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5년동안 매주 일요일 아침이면 아주 특별한 일이 아니면 운동장을 들쑤시고 다닌게 사실이다. 운동하고 나서 머리가 아플정도로 뛰어다녔다. 이제 조금은 경기를 즐기고 몸의 상태에 따라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볼을 차지만 한 3년동안은 아무 생각없이 공만 쫒아다니던 시절도 있었다. 이젠 축구를 보면 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공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들의 움직임과 위치에 더 많이 눈을 할애한다. 그리고 그 팀의 구성원과 감독의 전술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 흥분하며 이야기한다. 가끔은 이런 원초적인 내 자신이 우스울때도 있지만 그런 들 어쩌랴. 그렇게 공을 보며 겅중거리며 뛰어나니는 내가 좋다. 그리고 엘클라시코 더비에 열광하며 잠 못 이루는 내가 스스로 대견함은.